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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살이/맛난거먹고살자

[스크랩] "밥값 얼마 냈어요?"

by 반화넬 2007.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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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문턱 없는 밥집'

 

 

(문턱 없는 밥집 의 채소는 변산공동체에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들이다)


<맛객의 맛집> 한때는 잘 먹는 게 남는 거라고 했다. 없이 살던 시절에는 맛보다 영양보다 양이 우선시 되었다. 배고프지 않게 먹는 게 최고의 밥상이었다. 그 시절, 비록 풍족하진 않더라도 먹거리에 있어서만큼은 안전성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아무거나 막 먹어도 탈이 없었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 자체가 웃기는 짬뽕이었다. 헌데 경제가 나아지면서 소박했던 밥상은 물러나고 식단은 화려해졌다.
그만큼 안전성도 나아졌을까? 화려한 버섯에는 독이 있는 법.


'전문점 외 설렁탕 갈비탕은 99프로 중국산 깡통제품이다'

 

15일자 <조선일보>의 기사 내용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시중의 일부 김밥 집에서는 중국산 찐쌀과 국산 쌀을 반반씩 섞어 사용한다고 한다. 백반집의 반찬들은 중국산 식재료가 점령해 버렸다. 백반가격이 싸다고 해서 착한가격이라고 할 수도 없게 되어버린 작금의 이 현실. 돈을 보고 동물을 사육하듯 돈만 생각하는 일부 식당 주인에 의해 손님은 사육되고 있는 듯하다.

 

유아를 비롯한 어린이 30프로가 아토피환자라는 발표. 어린이 성인병환자 급증. 가장 큰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식습관에 있다. 우리가 먹는 문제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먹거리의 본질은 생명. 이 사실을 깨닫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기능성을 강조한 식품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농산물에서 두드러진다. 지자체마다 쏟아내고 있는 친환경재배 쌀. 친환경 유기농재배 채소는 하나의 대세가 되었다. 이것들이 얼마만큼 안전성을 담보할지는 미지수지만 그나마 가장 믿고 먹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가격이 세다는 사실.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은 유기농채소를 보고도 사먹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기농 채소가  먹거리 양극화를 부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유기농 채소만 내놓는 밥집

 

 

(문턱 없는 밥집의 외관, 마포구 서교동에 있다)

 

마포구 서교동에 유기농채소만을 내 놓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선 먹거리 양극화가 있을 수가 없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문턱 없는 밥집’ 이라는 옥호가 말해주듯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밥값은 1천원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의 재료를 보면 곧 생각이 바뀌게 된다.

 

 

(문턱 없는 밥집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모든 식재료의 생산이력이 공개되어 있다. 중국 농산물이 범람하는 시점에  식재료 원산지 공개는 법적으로 제도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업소가 중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업소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방 분위기, 좋은 취지의 밥집답게 위생상태도 좋다)

 

 

(유기농 채소로 만든 반찬들)

 

 

(이곳의 밥은 중국산 찐쌀로 부터 해방이다)

 

  

(누른밥과 숭늉, 오른쪽의 무를 이용해서는 식기를 닦아 먹는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진실의 맛이 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깃들어있고 한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은혜가 깃들어있으며 한  올의 실타레 속에도 베 짜는 이의 피땀이 서려있다. 이 물을 마시고 이 음식을 먹고 이 옷을 입고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문턱 없는 밥집의 벽에 걸려있는 글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적게 담아와야 한다. 적게 담아온 온큼 천천히 먹게 되고 맛을 음미하게 된다. 이 음식을 먹는 순간이나마 욕심을 비운다)

 

이곳의 식재료는 변산공동체 등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유기농 채소들이다. 나머지 재료들도 생산이력을 공개하고 있다. 이렇듯 안전한 먹거리라는 소문이 퍼지자 인근에 있는 직장인들 발걸음도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반찬이나 밥은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 배고픈 자는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단 음식은 절대 남겨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음식그릇은 물로 깨끗이 행궈 마셔야 한다. 발우공양을 하란 얘기다.

 

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음식이 풍요로운 세상에 빈 그릇 운동이 귀찮을 수 도 있다. 그동안의 식습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터. 하지만 곧 이 소박한 음식 앞에서 경건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화려함 음식 속에 감춰진 천박함, 불량스럼의 덫에서 이 순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하게 키운 재료를 가지고 진실 된 마음으로 요리 하였을 때 음식의 가치는 높아진다. 그런 음식을 먹고 있는 당신, 그래도 남기겠는가? 

 

그러나 빈 그릇운동 차원에서만 발우공양식을 하자는 건 아니다. 한국인이 1년 동안 먹게 되는 평균 주방세제의 양이 밥숟가락으로 2~3숟가락이라고 한다. 이 세제가 오랫동안 축적되면 당뇨병이나 여성은 불임, 남성은 췌장암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문턱 없는 밥집에서는 일반 주방세제가 아닌 인체에 무해한 순식물성 무린세제를 사용한다. 이 세제는 친환경제품으로 물에 섞이면 이틀이면 98프로 자연분해 된다. 깨끗한 빈 그릇이 세제의 양을 줄이고 이는 결국 우리의 몸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빈 그릇 운동에 여러분도 동참해보시길 권한다)

 

식당을 나서면서 이곳을 안내한 출판사 편집장에게 물었다.


“밥값 얼마 냈어요?”
“5천원 냈는데요. 더 낼걸 그랬나요?”
“아뇨. 그 정도면 됐네요.”

 

두사람에 5천원이어도 다른 곳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한 셈이다. 이곳의 밥값은 1천원이다. 1천원만 내도 누가 뭐라 할 사람 없다. 눈치 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형편이 나은 그대라면 밥값에 감사한 마음만큼 조금 더 얹어서 내도된다. 어려운 유기농가에 보탬을 주어야 건강한 밥상을 또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저녁에는 몇 가지 안주거리도 팔고 있으니 그대, 탐욕의 세상에서 잠시 건너오는 건 어떻겠는가?  2007.8.18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옥호 : 문턱 없는 밥집

전화 : 02) 324-4190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481-2 태복빌딩1층

메뉴 : 유기농 식단, 1천원부터 형편껏 내시면 된다. 그 외 몇가지 안주거리가 있다.

위치 : 합정역에서 내려 서교교회를 찾아간다. 서교교회 정문길에 있다.(아래 지도 이용)

 

 

[다른 글 바로보기] 싸고 양 많은 집, 꼭 좋은 식당일까?

[휴가철 특집] 2007 맛객의 맛집탐방기 1차 정리

 

보태기/ 문턱 없는 밥집에서 나와 왼쪽을 보시면 '기분 좋은 가게' 가 보입니다. 재활용품을 파는 곳인데요. 구경은 공짜랍니다. 그러다가 맘에 드는 물건을 고를 수도 있구요. 그곳에 가볼까요? 클릭해 보세요 ==>  "어! 이 가방이 8천원밖에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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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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